11월 13, 2020

쟁의행위의 정당성과 직장점거

쟁의행위의 정당성과 직장점거

 

1.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의의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그 시기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의 자리에서 그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회답을 했을 때 시작하되 그 절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1.6.12. 선고 20011012 판결)

 

2. 직장점거의 의의 및 정당성

 

(1) 직장점거의 의의 및 쟁점

직장점거란 파업·태업 등을 하면서 단결을 유지·강화하거나 파업 중의 조업을 저지하기 위하여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기업시설을 점거하는 보조적·부수적 쟁의수단을 말한다.

 

쟁의행위의 일반적인 유형이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의 배제에 있음에 반하여 직장점거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과의 충돌의 요소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 직장점거는 파업이나 태업처럼 노무제공을 소극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을 점거하면서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것이므로, 그 정당성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가 문제되는 것이다.

 

(2) 직장점거의 정당성

 

. 법령상 직장점거금지시설과 직장점거의 정당성

노조법 제42조 제1항은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로서 대통령령이정하는 시설을 점거하는 형태로 이를 행할 수 없다고 하여 일정한 시설에 대한 점거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법령상의 금지를 직장점거의 정당성 판단기준으로 원용할 수 있는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i) 법령에 의하여 점거가 금지되는 시설을 점거하는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부정된다는 견해, ii) 법령상의 금지규정은 쟁의권과 재산권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한 한계를 설정하기 위해 열거된 것이 아니라, 공익, 생명·신체의 안전, 주요한 공공서비스의 확보를 위해 일정한 시설을 점거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규정된 것으로 직장점거의 정당성 판단기준으로 원용할 수는 없다는 견해 등이 있다.

 

. 직장점거의 정당성에 대한 판례의 태도

판례는 직장점거의 범위, 점거의 방법 등을 고려하여 직장점거의 정당성을 이분하여 판단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일부분이고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이른바 부분적·병존적인 점거는 정당하지만조합원 이외의 자의 출입을 저지하거나 사용자측의 관리지배를 배제하여 업무의 중단 또는 혼란을 야기케 하는 것과 같은이른바 전면적배타적 직장점거는 정당성이 부정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2007.12.28. 선고 20075204판결)

 

다시 말해 부분적·병존적 점거인 경우에는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사용자가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 판례

 

업무방해·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5204, 판결]

【판시사항】

[1]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을 점거하는 형태의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한계

[2]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쟁의행위로 사용자인 서울특별시건축사회의 사무실 일부를 점거한 사안에서, 이는 부분적·병존적 점거로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므로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3]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7조의 서면신고의무의 미준수만을 이유로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및 적법한 쟁의행위로 사업장을 점거한 근로자가 부당한 직장폐쇄에 대항하여 퇴거요구에 불응한 것이 퇴거불응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소극)

[5] 노동조합이 파업을 시작한 지 불과 4시간 만에 사용자가 바로 직장폐쇄 조치를 취한 것이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사용자측 시설을 정당하게 점거한 조합원들이 사용자의 퇴거요구에 불응하였더라도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일부분이고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으나, 이와 달리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하여 조합원 이외의 자의 출입을 저지하거나 사용자측의 관리지배를 배제하여 업무의 중단 또는 혼란을 야기케 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이미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2]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쟁의행위로 사용자인 서울특별시건축사회의 사무실 일부를 점거한 사안에서, 점거한 곳의 범위와 평소의 사용형태, 사용자측에서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입은 피해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이는 폭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 사업장시설의 부분적·병존적인 점거로서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고 있고, 사용자의 업무가 실제로 방해되었거나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점거행위는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어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3]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쟁의행위의 일시·장소·참가인원 및 그 방법에 관한 서면신고의무는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그 세부적·형식적 절차를 규정한 것으로서 쟁의행위에 적법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필요한 본질적인 요소는 아니므로, 신고절차의 미준수만을 이유로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4]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노사간의 교섭태도, 경과, 근로자측 쟁의행위의 태양, 그로 인하여 사용자측이 받는 타격의 정도 등에 관한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형평상 근로자측의 쟁의행위에 대한 대항·방위 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고,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적법한 쟁의행위로서 사업장을 점거 중인 근로자들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용자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고 이에 불응한 채 직장점거를 계속하더라도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5] 사용자측의 노사간 교섭에 소극적인 태도, 노동조합의 파업이 노사간 교섭력의 균형과 사용자측 업무수행에 미치는 영향 등에 비추어 노동조합이 파업을 시작한 지 불과 4시간 만에 사용자가 바로 직장폐쇄 조치를 취한 것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사용자측 시설을 정당하게 점거한 조합원들이 사용자로부터 퇴거요구를 받고 이에 불응하였더라도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20, 314,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 37조 제1

[2] 형법 제20, 314,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 37조 제1

[3] 형법 제20,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 37조 제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7

[4] 형법 제319,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6

[5] 형법 제319,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6

 

【참조판례】

[1] 1990. 10. 12. 선고 901431 판결(1990, 2334), 대법원 1991. 6. 11. 선고 91383 판결(1991, 1959) / [4]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2243 판결(2002, 2629),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1097 판결(2003, 1540),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9307 판결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7. 6. 20. 선고 2006297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1.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으나, 이러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날 때에는 근로자는 업무방해죄 등 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2970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및 노동쟁의 발생신고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한편,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1. 20. 선고 97588 판결,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2557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일부분이고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으나, 이와 달리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하여 조합원 이외의 자의 출입을 저지하거나 사용자측의 관리지배를 배제하여 업무의 중단 또는 혼란을 야기케 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이미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 1991. 6. 11. 선고 91383 판결 등 참조).

 

.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의 이 사건 회의실 점거행위는 쟁의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위 회의실에서 임원회의를 개최해 오던 대한건축사협회 서울특별시건축사회(이하협회라고만 한다)의 회장과 임원들은 협회의 임원회의를 위 회의실에서 진행하지 못하고 음식점 등에서 진행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회의실 점거로 인하여 협회의 업무가 실제로 방해되었거나 또는 적어도 그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며, 한편 피고인들의 이 사건 회의실 점거행위는 위 회의실에 관한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한 채 이를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한 것이고, 그 밖에 피고인들이 쟁의행위에 앞서 행정관청과 관할 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의 일시·장소·참가인원 및 그 방법을 미리 서면으로 신고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음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위 쟁의행위는 그 정당성을 벗어났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회의실 점거행위는 쟁의행위에 해당하는데, 피고인들은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노동조합의 대표자 지위에 있었고, 위 쟁의행위의 목적 또한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의 체결이 그 주된 목적이었다고 보이며,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쟁의행위에 앞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고(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을 시도하였으나 결국 조정이 불성립되었다), 조합원들에 대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치는 등의 절차를 밟았다. 그리고 피고인들이 점거하였던 이 사건 회의실은 전체 약 40평의 협회 사무실 내부에 칸막이로 구분되어 있는 약 15평의 공간으로서, 협회 직원들이나 임원들이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이 아니라, 협회장(기록에 의하면 협회장은 비상근으로서 가끔씩 출근을 하여 업무를 처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이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고, 협회의 임원들이 개인 사물함을 보관해 두며, 협회장과 임원들이 임원회의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던 장소인데, 피고인들을 비롯한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위 회의실을 점거하고 있는 동안 비조합원들 및 협회가 고용한 대체근로자들이 사무실에서 통상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고, 다만 협회장과 임원들은 위 회의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음식점 등에서 임원회의를 진행하기도 하였다(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임원회의는 1달에 1, 2회 정도 개최되고, 이 사건 회의실 점거 개시 이전이나 종료 이후에도 이 사건 회의실이 아닌 음식점 등에서 개최된 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 및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회의실 점거행위는, 협회의 사업장시설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그 점거의 범위가 협회의 사업장시설의 일부분이고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부분적,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으며,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면서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일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회의실 점거행위로 인하여 위와 같이 1달에 1, 2회 정도 개최되는 임원회의를 이 사건 회의실이 아닌 음식점 등에서 개최하게 된 사정 정도는 사용자가 이를 수인하여야 할 범위 내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 외에는 실질적으로 협회의 업무의 중단 또는 혼란을 초래한 바도 없어, 협회의 업무가 실제로 방해되었거나 또는 적어도 그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발생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또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쟁의행위의 일시ㆍ장소ㆍ참가인원 및 그 방법에 관한 서면신고의무는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그 세부적ㆍ형식적 절차를 규정한 것으로서, 쟁의행위에 적법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필요한 본질적인 요소라고 할 것은 아니므로, 노동쟁의 조정신청이나 조합원들에 대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의 절차를 거친 후 이루어진 이 사건 쟁위행위에 대하여 위와 같은 신고절차의 미준수만을 이유로 그 정당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회의실 점거행위는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고, 그 쟁의행위 과정에서 별도의 업무방해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그로 인한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쟁의행위의 정당성과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퇴거불응의 점에 관하여

.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노사간의 교섭태도, 경과, 근로자측 쟁의행위의 태양, 그로 인하여 사용자측이 받는 타격의 정도 등에 관한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형평의 견지에서 근로자측의 쟁의행위에 대한 대항ㆍ방위 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고,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적법한 쟁의행위로서 사업장을 점거중인 근로자들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용자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고 이에 불응한 채 직장점거를 계속하더라도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2243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9307 판결 등 참조).

 

.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이 협회의 협회장 및 임원들의 업무공간을 배타적으로 점거하고 협회측의 퇴거요구에 불응함으로써 이 사건 퇴거불응죄는 성립하는 것이고, 가사 협회측의 직장폐쇄 조치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피고인들의 위 퇴거불응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와 원심이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 협회측은 노사간 교섭에 있어서 소극적이었던 점, 협회 직원들인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파업을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노사간 교섭력의 균형이 깨진다거나 협회의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 볼 수 없는 점 및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노동조합지부가 파업에 돌입한 지 불과 4시간 만에 협회가 바로 직장폐쇄 조치를 취한 것은 근로자측의 쟁의행위에 대한 대항ㆍ방위 수단으로서의 상당성이 인정될 수 없어 위 직장폐쇄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고, 따라서 협회가 위와 같은 직장폐쇄를 이유로 근로자들인 피고인들에게 퇴거요구를 한 것이라면, 피고인들이 협회로부터 그와 같은 퇴거요구를 받고 이에 불응하였다고 하더라도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한편, 원심은 가사 협회측의 직장폐쇄 조치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피고인들의 이 사건 퇴거불응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피고인들의 이 사건 회의실 점거행위가 협회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한 채 협회의 업무공간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함으로써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났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이러한 경우에는 협회측의 직장폐쇄 여부와 상관없이 주거침입이나 퇴거불응의 책임을 질 여지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이 사건 회의실 점거행위는 협회의 업무공간 일부에 대하여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부분적,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으며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의 위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이 사건 회의실을 부분적, 병존적으로 점거하고 있던 피고인들로서는 협회측의 퇴거요구(위 직장폐쇄를 이유로 하는 것인지 여부와 상관없다)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데,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쟁의행위의 정당성과 퇴거불응죄에 관한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


11월 12, 2020

평화의무의 의의 및 평화의무를 위반한 쟁의행위의 정당성

평화의무의 의의 및 평화의무를 위반한 쟁의행위의 정당성

 

1. 평화의무의 의의 및 영향의무

평화의무라 함은 협약 당사자가 단체협약에서 이미 정한 근로조건이나 기타 사항의 변경개폐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하지 않을 의무를 말한다. 그리고 평화의무는 이론상 당사자 쌍방에 부과된 의무이나 사실상 노동조합의 의무로 기능하며, 평화의무에는 영향의무가 포함되어 있다. (대법원 1992.9.1. 선고 927733 판결)

 

판례도노동조합은 단체협약 유효기간 중에 조합원들에게 대하여 통제력을 행사하여 쟁의행위를 행하지 못하게 방지하여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하여, 영향의무를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 1992.9.1. 선고 927733 판결)

 

2. 평화의무의 법적 근거

평화의무의 근거에 관해서는, 평화협정이라는 단체협약의 내재적 성질에서 필연적으로 생긴다는 견해(내재설), 협약당사자 사이의 묵시적 합의에 따라 발생하는 의무로 보는 견해(묵시적 합의설), 이미 체결한 협약내용이 불만스럽다 하여 유효기간 도중에 변경하기 위하여 쟁의행위를 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견해(신의칙설) 등이 대립하고 있다.

 

어느 견해에 따르더라도 평화의무는 협약당사자 사이에 명시적 약정이 없더라도 당연히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3. 평화의무를 위반한 쟁의행위의 정당성

 

(1) 학설

평화의무위반의 쟁의행위가 행해진 경우 평화의무위반에 대한 책임 이외에 쟁의행위의 정당성 자체가 당연히 부정되는가, 하는 점이 문제되는데, 학설에서는 채무불이행의 책임만이 문제된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며,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부정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2) 판례

판례는 평화의무가 노사관계의 안정과 단체협약의 질서 형성적 기능을 담보하는 것인 점, 노사관계를 평화적·자주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단체협약의 본질적 기능이라는 점을 설시하며, 평화의무위반의 쟁의행위는 정당성이 부정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책임은 물론 불법행위 책임도 물을 수 있고, 조합원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수도 있다.

참고 판례

 

부당해고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대법원 1992. 9. 1., 선고, 927733, 판결]

【판시사항】

. 합법적인 대표자에 의하여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 일부의 조합원들이 그 무효를 주장하면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다른 근로자들을 선동하여 파업과 농성을 계속한 행위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인지 여부(소극)

. 단체협약이 체결된 직후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뚜렷한 무효사유를 내세우지도 아니한 채 단체협약의 전면무효화를 주장하면서 행한 쟁의행위가 노동조합 활동으로서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대표자에 의하여 체결된 임금협정과 단체협약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이를 관철하기 위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다른 근로자들을 선동하여 파업과 농성을 계속하게 하고, 직장 내에서 노동조합의 위원장과 단체교섭위원들을 폭행 협박하거나 감금하기까지 하여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을 받아 확정된 이상, 위 행위는 그 목적이나 수단 등에 비추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

.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조합원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아니하여 단체협약이 만족스럽지 못하게 체결됨에 따라 조합원들이 단체협약의 무효화를 위한 투쟁의 일환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비상대책위원회가 위와 같은 파업농성을 주도하게 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등에 관한 내용의 변경이나 폐지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행하지 아니하여야 함은 물론, 조합원들에 대하여도 통제력을 행사하여 그와 같은 쟁의행위를 행하지 못하게 방지하여야 할 이른바 평화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평화의무가 노사관계의 안정과 단체협약의 질서 형성적 기능을 담보하는 것인 점에 비추어 보면, 단체협약이 새로 체결된 직후부터 뚜렷한 무효사유를 내세우지도 아니한 채 단체협약의 전면무효화를 주장하면서 평화의무에 위반되는 쟁의행위를 행하는 것은 이미 노동조합활동으로서의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참조조문】

노동조합법 제39

 

 

【전문】

【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한보탄광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봉구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2.4.17. 선고 911134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과 제2점에 대한 판단

소론이 지적하는 점들에 관한 원심의 인정판단은, 원심판결이 설시한 증거관계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실관계가 원심판결이 확정한 바와 같다면, 피고보조참가인(이 뒤에는'참가인'이라고 약칭한다)이 원고들을 해고한 것이 소론과 같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음은 물론, 소론과 같은 사정(갱내막장에서 천정을 무너뜨려 갱도를 봉쇄한 채 단식농성을 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참가인이 아무런 징계처분도 하지 아니한 점)을 참작하더라도, 참가인이 원고들을 해고한 것이 징계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 또는 해고의 정당한 사유 및 징계권의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판단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상치되는 사실을 전제로 원심의 판단을 헐뜯는 것에 지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

 

2.  같은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원고들이 징계사유로 지적된 행위를 할 당시 임금 및 상여금의 인상과 같은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하려는 목적이 있었고, 노동조합의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이를 시정하려는 의도가 다소 있었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대표자에 의하여 체결된 임금협정과 단체협약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이를 관철하기 위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다른 근로자들을 선동하여 파업과 농성을 계속하게 하고, 직장 내에서 노동조합의 위원장과 단체교섭위원들을 폭행 협박하거나 감금하기까지 하여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을 받아 확정된 이상, 원고들의 행위는 그 목적이나 수단 등에 비추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관계증거 및 기록과 관계법령의 규정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도 이유가 없다.

설사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조합원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아니하여 단체협약이 만족스럽지 못하게 체결됨에 따라 조합원들이 단체협약의 무효화를 위한 투쟁의 일환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비상대책위원회가 위와 같은 파업농성을 주도하게 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중에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등에 관한 내용의 변경이나 폐지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행하지 아니하여야 함은 물론, 조합원들에 대하여도 통제력을 행사하여 그와 같은 쟁의행위를 행하지 못하게 방지하여야 할 이른바 평화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것인바, 이와 같은 평화의무가 노사관계의 안정과 단체협약의 질서형성적 기능을 담보하는 것인 점에 비추어 보면, 단체협약이 새로 체결된 직후부터 뚜렷한 무효사유를 내세우지도 아니한 채 단체협약의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면서 평화의무에 위반되는 쟁의행위를 행하는 것은 이미 노동조합활동으로서의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11월 12, 2020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의의 및 주체의 정당성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의의 및 주체의 정당성

 

1.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의의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다음의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

l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l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l  그 시기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의 자리에서 그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회답을 했을 때 시작하되 그 절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l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1.6.12. 선고 20011012 판결)

 

2. 쟁의행위의 주체의 정당성

 

(1) 쟁의행위의 주체와 단체교섭의 주체

판례는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체교섭의 주체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즉 쟁의행위의 주체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 1992.7.14. 선고 9143800 판결)

 

노조법 제2조 제6호에서는 쟁의행위의 주체를노동관계당사자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조법상 노동조합은 당연히 쟁의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노조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근로자 단체가 헌법 제33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직접 단체행동권의 주체로 인정되어 정당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2) 비상대책위원회나 일시적 쟁의단의 쟁의행위의 주체성 여부

그런데, 소위 일시적 쟁의단이나 비상대책위원회가 단체교섭의 정당한 주체가 될 수 있는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을 갖추고 있는 근로자단체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것이다.

 

판례에 따르면 단체성 등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일시적 쟁의단이나,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하여는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의 정당한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하여(대법원 1996.1.26.선고951959 판결) 기존 노조 이외의 일시적 쟁의단이나 비상대책위원회가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체결능력이 없는 경우, 쟁의행위의 정당한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참고 판례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명예훼손

[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11012, 판결]

【판시사항】

[1] 근로자의 단체행동이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한 요건

[2] 형법 제310조 소정의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판단 기준

[3]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조 소정의 후보자비방죄의 대상이 되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의미

 

【판결요지】

[1] 근로자의 단체행동이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폭력의 행사나 제3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2]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가 형법 제310조에 따라서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하여는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그 구체적 내용,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모든 사정을 감안하고 그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사람의 명예의 침해의 정도를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3]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는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사람으로서 정당에 공천신청을 하거나 일반 선거권자로부터 후보자추천을 받기 위한 활동을 벌이는 등 입후보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출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에 비추어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도 포함된다.

 

【참조조문】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 형법 제20

[2] 형법 제307조 제1, 310

[3]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

 

【참조판례】

[1] 대법원 1991. 5. 24. 선고 91324 판결(1991, 1817), 대법원 1998. 1. 20. 선고 97588 판결(1998, 636), 대법원 1999. 6. 25. 선고 998377 판결(1999, 1503), 대법원 2000. 5. 12. 선고 983299 판결(2000, 1454) /[2] 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1942 판결(1995, 3961),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51473 판결(1996, 3491), 대법원 1997. 4. 11. 선고 9788 판결(1997, 1516), 대법원 1998. 7. 14. 선고 9617257 판결(1998, 2108), 대법원 1999. 6. 8. 선고 991543 판결(1999, 1437),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3048 판결(2000, 740), 대법원 2000. 2. 25. 선고 982188 판결(2000, 885), 대법원 2000. 5. 12. 선고 995734 판결(2000, 1458) /[3] 대법원 1975. 7. 22. 선고 751659 판결(1975, 8635),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976 판결(1996, 3087),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1992 판결(1998, 2637)

 

 

【전문】

【피고인】

【피고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김기덕 외 2

 

【원심판결】

광주고법 200 1. 2. 8. 선고 2000301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근로자의 단체행동이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폭력의 행사나 제3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83299 판결 참조).

원심이, 공소외 주식회사의 노동조합이 사용자와의 단체협상이 원만히 진행되지 아니하자 1998. 10. 31. 그 교섭권한을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광주전남지역본부에 위임하였고, 공소외 주식회사 노동조합의 조합장 또는 금속산업연맹 광주전남지역본부의 간부들인 피고인들은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제15대 국회의원으로서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주주이지만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아니하고 있는 피해자를 비방하는 집회를 개최하면 노사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1998. 2. 4.부터 1999. 2. 15.까지 사이에 그 판시 기재와 같이 담양읍, 광양시, 순천시, 서울 여의도 소재 새정치국민회의 중앙당사 앞 등지에서 공소외 주식회사 부당노동행위 규탄대회 등을 개최하여 피해자이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국회의원임을 이용하여 법도 지키지 아니한다는 등의 연설을 하고 그러한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누어주는 등 피해자를 모욕하거나 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의 이와 같은 행위의 동기나 목적에 정당성이 없고 또한 그 수단과 방법에 상당성도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근로자들의 단체행동으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가 형법 제310조에 따라서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하여는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그 구체적 내용,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모든 사정을 감안하고 그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사람의 명예의 침해의 정도를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573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피해자는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주주이기는 하나 1994. 1. 22. 회사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1996. 3. 22. 이사직도 사임한 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공소외 주식회사의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이 공소외 주식회사 사용자측에 압력을 가하여 단체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피해자의 지역구나 소속 정당의 중앙당사 앞에서 그가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악덕 기업주라고 비방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피해자를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 등을 하였음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의 동기 및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 판시 내용과 같은 사실의 적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의 판시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1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는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사람으로서 정당에 공천신청을 하거나 일반 선거권자로부터 후보자추천을 받기 위한 활동을 벌이는 등 입후보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출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에 비추어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도 포함된다(대법원 1998. 9. 22. 선고 981992 판결 참조).

원심이, 피해자는 제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제16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었고, 실제로 그 선거에 출마하기 위하여 새정치국민회의에 공천신청을 하였으나 공천을 받지 못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해자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51조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유지담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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